인도인 20여 명이 올해 12월부터 500kV(킬로볼트)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투입된다. 거센 주민 반대 탓에 착공이 늦어지는 데다 구인난까지 겪고 있는 국내 송전선로 건설산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가 8월 특정활동(E-7) 비자발급 가능직종에 ‘송전전기원’을 추가한 뒤 한국전력은 최근 전원 인도인으로 구성된 우수 숙련공 27명과 예비 2명 총 29명의 선발을 마쳤다. 이들은 평균 연령 36세, 경력 14년으로 93%는 중졸 이상이다. 국내 송전선로 건설현장에 투입할 외국인 송전전기원을 뽑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 약 470명으로 추산되는 한국인 송전전기원이 대부분 50세 이상으로 은퇴를 앞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송전선로 유지보수 작업 중인 인력을 제외하면 신규 송전선로 건설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다.
한전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인도의 첸나이와 마두라이로 직원을 보내 접수한 이력서를 토대로 현지에서 기량검증을 실시한 끝에 총 104명의 지원자 중 29명을 추려냈다. 영어가 능통하고 손재주도 뛰어난 인도인들은 동남아와 중동의 송전망 건설현장에서 이미 실력을 입증한 바 있어 시공사들이 선호했다는 후문이다. 만약 신체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는 경우 후순위 탈락자를 발탁한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인 시범운영 기간 최대 300명까지 외국인력을 늘리고 자연스레 국적도 다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첫 선발된 인도인 송전전기원들은 다음 달까지 고용추천과 비자발급을 거쳐 12월부터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총 11개 공구(동부 7개, 서부 4개) 중 9개 공구에 3명씩 분산 배치된다. 202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경북·경기·강원도 10개 시·군을 지나는 총길이 230㎞의 송전선로를 깔고 철탑 440기를 세우는 작업을 나눠 맡게 되는 셈이다. 정부의 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추진 중인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강릉 안인화력과 삼척화력, 신한울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2026년부터 수도권으로 실어 나르는 게 목적이다. 현재는 송전선로 부족으로 발전제약이 이뤄지고 있다. 2019년 1537GWh에 불과했던 동해안 지역 발전제약량은 지난해 1만804GWh로 7배 증가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가기간망) 적기 건설을 위해 주민 설득은 물론 부족한 인력도 임시 보강하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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