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상품이 나올 때마다 등원룩 사러 오픈런해요”
패션업계 전반이 불황이지만 해외브랜드의 키즈라인은 높은 가격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등원할 때 입는 ‘등원룩’을 서로 비교하는 어른들의 관행 때문에 100만원 넘는 외투도 인기리에 팔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의 키즈 전문관 ‘온앤더키즈’의 9월 구매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실적도 상승세다. 올해 9월까지 쟈딕앤볼테르키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배, 마크제이콥스키즈는 3배 증가했다. 특히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영어유치원에서 사복 입는 날에는 선생님이 브랜드를 알아본다”면서 “프랑스 봉통이나 일본의 미키하우스 등 해외브랜드를 입히는데 상·하의 몇 벌 사면 100만원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국내 아동복 1위 기업인 서양네트웍스 역시 과거에는 블루독·밍크뮤 등 국내 브랜드를 주력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해외 수입 브랜드 편집숍인 리틀그라운드를 중점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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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동복 브랜드인 봉통, 영국 브랜드인 웽켄 등이 리틀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꼽힌다. 가격대는 상·하의가 최고 25만원, 외투는 50만원에 이르지만 지난해 630억원의 매출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는 72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양네트웍스는 지난 7월 2019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할 정도로 전체적인 업황이 어려웠지만, 해외브랜드 사업에서는 승승장구하는 셈이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100만원 이상 고가인 명품 패딩 역시 주목을 끌고 있다. 몽클레어 키즈는 허리까지 오는 여아용 다운 점퍼가 133만원, 유아용 다운점포는 86만~100만원 대에 판매한다. 성장이 빠른 영유아용은 한 번 산 뒤 중고플랫폼에 판매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몽클레어키즈는 80만~100만원대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성인 패션 시장에서는 철 지난 유행으로 불리는 ‘로고플레이’도 키즈라인에서는 흔하다. 로고플레이는 브랜드 로고나 심볼을 드러내는 과시형 패션이다. 롯데온에 따르면 로고가 강조된 상하 셋업 상품이 주력인 '디스커버리 키즈' 판매량은 전년 대비 80% 뛰었고, 자딕앤볼테르·마크제이콥스 역시 성인 라인에서는 하지 않는 로고를 내세운 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저렴한 가격으로 아동복 유통의 중심이었던 남대문 시장 유아동복 상가들은 코로나 이후 떨어진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까지 나서고 있다. 26일 찾은 남대문 시장 상가인 시티아이에서는 상인들이 휴대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옆 포키아동복에서는 아동용 청바지가 한 벌에 2만 6000원, 체육복으로 입을 수 있는 상하의 세트는 2만 7000원에 판매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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