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운동이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와 상반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내분비학회지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강도 운동이 중강도 운동보다 배고픔을 억제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평균 43세 남성 8명과 평균 32세 여성 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하룻밤 금식 후 다양한 강도의 운동을 수행했으며, 운동 후 느끼는 배고픔과 음식 섭취 욕구를 보고했다.
연구진은 특히 식욕 조절 호르몬인 '그렐린'에 주목했다. 그렐린은 일명 '배고픔 호르몬'으로 불리며, 공복 시 분비가 증가해 식욕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호르몬은 아실화 그렐린(AG)과 비아실화 그렐린(DAG)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주로 AG 형태(약 78%)로 체내를 순환하며 식욕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카라 앤더슨 박사는 "고강도 운동이 중강도 운동보다 그렐린 수치를 더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고강도 운동 후 아실화 그렐린 수치가 현저히 감소했지만, 남성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운동은 대화하기 힘들 정도의 운동량으로, 시속 8km 이상의 달리기나 조깅, 가파른 경사로 자전거 타기, 분당 100회 이상의 줄넘기 등이 해당된다. 이는 안정 시 대비 6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수준이다. 중강도 운동은 노래를 부르기 힘든 정도의 운동으로, 시속 4.5~8km의 빠른 걷기나 탁구, 배드민턴 등이 포함된다.
앤더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서 고강도 운동이 매우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6월 일본 쓰쿠바 대학이 발표한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당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고강도 운동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교란시켜 운동 후 활동량 감소와 체온 저하,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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