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4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4% 가까이 급등했다. 그간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아왔던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엔비디아의 협력사로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달 말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3분기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200원(3.94%) 오른 5만 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 4.02%의 상승률을 보인 이후 가장 오름폭이 컸다. 이날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1556억 원)이었지만 외국인투자가들도 장중 내내 순매도하다 마감 직전에 92억 원 매수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장장 33거래일의 순매도 행진이 끝난 것이다. 이 기간 순매도 물량도 12조 9394억 원어치나 됐다.
이날 상승은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의 보도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HBM 공급 부족으로 삼성전자를 조건부로 공급 협력사에 포함했다는 게 뼈대다. 이 매체는 다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제공하는 HBM 기술적 사양과 출하량이 제한적인 만큼 공식 협력사로 합류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에 사실상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2.49% 빠졌다.
시장은 이달 31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과 다음 달 1일 창립 기념식에서 나올 경영진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를 채 반영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모멘텀 둔화를 더 빨리 반영해버린 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어닝쇼크는 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된 수치로 4분기에는 11조 원대의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된다”면서 “지난달 일평균 반도체 수출 중량이 급증하며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반도체 수출 모멘텀은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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