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K-뷰티’가 11월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채비에 나섰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은 급증한 주문량과 신제품 생산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신생 인디 브랜드들은 프로모션에 만반의 준비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쇼핑 축제를 발판 삼아 화장품 수출량을 끌어올리고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인 코스맥스(192820)가 올 9월 한국 공장에서 새로 생산에 착수한 신제품은 500개에 달한다. 1년 중 가장 큰 소비 행사인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에 대비할 생산에 돌입한 데 따른 것이다. 쇼핑 대목인 이 시즌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면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고 신규 고객 유입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 화장품 브랜드가 신제품을 출시한다.
과거에도 통상 11월 전 화장품 생산량이 확대됐지만 올해에는 K-뷰티 열풍으로 예년보다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맥스가 전담조직을 신설해 개발하고 있는 선케어 부문의 9월 신제품 개발 건수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늘었다. 베이스·아이 메이크업 제품도 9월 신제품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코스메카코리아(241710)도 미국 등 해외에 진출한 고객사들로부터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올 2분기 국내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하는 등 수출 증가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며 “오는 11월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의 주문량도 급증하면서 ODM 기업들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코스맥스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인 쿠션 화장품의 주문량이 9월부터 급증함에 따라 국내 공장 내 쿠션 생산라인의 가동률이 100%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콜마(161890) 역시 국내외 공장에서 수출 물량 확보에 대응 중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인디 브랜드 고객사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현재 공장이 풀가동 상태”라며 “고객사의 신규 문의 건수도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광군제를 통해 내수 부진으로 주춤했던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ODM계 ‘투톱’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각 1조 783억 원, 8032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신기록을 세웠지만 중국에서는 역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법인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코스맥스는 4%, 한국콜마는 6.6% 줄어드는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같은 침체 상황 가운데 중국 광군제에서 발생하는 소비 수요를 끌어와 매출 회복세로 돌아서겠다는 목표다.
K-뷰티 인디 브랜드들도 11월 쇼핑 행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피알(278470)은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 등을 대상으로 광군제 및 블랙프라이데이 겨냥 온라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올해 중국 뷰티 박람회에 참가하고 홍콩에서 팝업스토어를 개최하는 등 중화권 시장의 진출을 본격화한 만큼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도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에 자사 브랜드 닥터지, 랩잇, 비비드로우를 투입할 예정이다. 전 품목에 대해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3개 주요국에 진출해있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확대해 2030년까지 100개 국가에서 10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올 연말 한국 화장품의 수출액 역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디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올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0.8% 늘어난 약 3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1~3분기 우리나라의 화장품 전체 수출액은 7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지속적인 고성장세 가운데 글로벌 쇼핑 축제가 한국 화장품 수출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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