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가 고려아연의 반도체 황산 품질 유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반도체 황산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가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지속해 내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근 국내 한 반도체 고객사는 "반도체 제품 및 공정 난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산 품질에서 특이점이 발생할 시 반도체 생산 및 품질관리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의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고 알려왔다.
해당 반도체 기업에서는 10월 중순경 고려아연 공장 내 정전 사고로 인한 자체적인 공정상 문제가 발생해 반도체 황산의 품질 저하가 있어 고려아연 측에 품질 유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고려아연이 핵심 공급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도체 황산으로 불리는 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 원판) 표면의 이물질과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반도체 제조 초기와 후기 공정에 필수 역할을 하는 만큼 제품 수율을 높이기 위해 고순도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고품질의 반도체 황산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왔다. 온산 제련소에서 반도체 황산을 포함해 연간 총 140만톤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향후 국내 황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고려아연은 반도체 황산을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인수 추진 직후에도 고려아연으로부터 아연, 연, 귀금속, 반도체 황산 등을 공급받는 국내외 80여개 고객사는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이 저해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