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분할을 철회했다. 당초 회사가 예상한 양보다 훨씬 많은 주식 매수 청구가 몰리며 회사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9일 공시를 통해 올해 5월 2일 결의한 분할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반도체와 태양광, 디스플레이 사업을 분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8일에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계획안도 가결돼 30일 매매 정지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회사 예상을 웃도는 주식 매수 청구가 발목을 잡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주식 매수 청구 집계 결과 청구 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18.2%인 861만 주로 금액은 3038억 원에 달했다. 당초 회사가 계획한 주식 매수 청구 한도인 500억 원보다 6배가량 많다.
회사 측은 “분할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 매수 가액의 합계액이 행사 기간 만료 시점을 기준으로 500억 원을 초과해 분할 진행을 중지하고 분할 결정을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주식 매수 청구 금액으로 쓰일 예정이던 500억 원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쓸 계획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공시를 통해 유진투자증권과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아울러 이날 3분기 실적 잠정치도 발표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1500억 원의 매출액과 5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 1346억 원과 443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에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5% 가까이 급등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철회 결정으로 내일부터 예정됐던 거래 정지는 취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펀더멘털 대비 눌려 있던 주가도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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