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에 15년 만의 '참패' 성적을 안긴 제50회 중의원 선거와 관련해 일본 국민 절반 이상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7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총선) 직후인 28~29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1068명에게 얻은 답변을 분석했더니 58%가 선거 결과에 대해 '좋았다'고 평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좋지 않았다'는 응답은 25%였고,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11%였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공명 여당은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총 465석 중 233석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2012년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은 것을 시작으로 2012·2014·2017·2021년 중의원 선거에서 4회 연속 '자민 단독 과반'을 확보해온 기록도 이번에 깨졌다. 자민당은 191석, 공명당은 24석을 얻어 여당은 21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선거 전 양당의 의석수는 각각 247석, 32석이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98석에서 148석으로 세를 키웠고, 7석에 불과하던 국민민주당은 28석이 돼 제4당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자민당을 강타한 주요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이 지지층 이탈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에도 여전히 매서운 민심이 반영됐다.
다만, 선거 결과를 책임지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로 '그렇게 생각한다'(29%)보다 많았다.
한편, 이번 긴급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정권 발족 직후인 이달 1~2일 조사 때의 51%에서 급감한 수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의 32%에서 51%로 늘어 내각에 대한 지지보다 '비지지율'이 높은 상황이 됐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전회 38%에서 25%로, 입헌민주당이 7%에서 14%로 변화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와 관련해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국민민주당은 지지율이 이전 1%에서 선거 후 7%로 상승했다. 무당파층이 선거를 통해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달 초 40%였던 무당파는 31%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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