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가 내년 1월부터 ‘주 3일 사무실 출근’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무직 직원을 해고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책이 적용되는 사람은 약 3500명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시지에서 내년 1월부터 주 3일 사무실 근무에 따르지 않는 사무직 직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표준화된 절차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입수한 스타벅스 내부 통지 문건을 바탕으로 해당 절차에 ‘해고’를 포함한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월부터 주 3일 사무실 근무를 포함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하워드 슐츠는 회사 출입기록 통계를 근거로 “직원들이 최소한의 약속인 주 1회 사무실 출근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사와 지역 사무실의 에너지를 재건하기 위해 사무직 직원들에게 최소 주 3일 출근할 것을 요청했다. 이 정책은 도입 당시 적지 않은 직원들로부터 반발을 샀고, 일부는 공개서한을 통해 반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사측은 지난 9월 취임한 CEO 브라이언 니콜 역시 강화된 정책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겐 주 3회 회사 출근을 강요하면서 새 CEO에겐 원격 사무를 허용해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니콜은 멕시코 요리 프랜차이즈 기업인 ‘치폴레’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스타벅스는 시애틀 본사에서 약 1200마일 떨어질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니콜을 영입하기 위해 유인책의 하나로 집에 원격 사무실을 두고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스타벅스는 “니콜이 대부분 시간을 시애틀이나 매장 방문에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새 CEO는 회사 전용기로 시애틀 본사까지 거의 1000마일 이상의 거리를 이동해 주 3회 이상 사무실 출근을 준수해 왔다.
직원들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회사 전용기를 써 장거리 출퇴근하는 CEO가 (전용기도 쓸 수 없는) 일반 직원에게 주 3일 의무 출근을 요구하고, 불이행 시 해고 위협까지 가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여러 직원이 “CEO가 사무실 출근 요구를 강화하지 않는 한 우리도 CEO가 어디에서 근무하든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직원 반발을 의식해 본사 직원들의 의무 출근일(화요일)을 더는 지정하지 않고, 대신 팀 단위로 적합한 요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신체·심리적 문제나 기타 장애로 인한 면제 신청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 19가 잦아들며 비대면 근무를 축소·종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올 초 ‘델’은 원격 근무를 선택한 직원들을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통보했고, 월스트리트 은행들도 재택근무가 직원들의 경력 전망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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