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002020)그룹 오운문화재단이 30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제24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제정됐다. 코오롱그룹이 1999년부터 발행한 사외보 ‘살맛나는 세상’에 사회 미담 사례들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선행을 격려하고 나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대상은 2004년부터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된 아이들을 보살펴온 김선자(53) 씨가 선정됐다. 김 씨는 처음에는 자녀 방을 책방으로 꾸며 동네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책도 읽고 끼니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는 아예 작은 도서관을 지어 ‘길작은도서관’으로 이름 붙이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씨가 도서관에서 일손을 돕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어르신들이 쓴 시를 모아 시집을 내는 과정은 2019년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인 이웅열 명예회장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해 “선한 씨앗을 뿌리면 감사의 기억들이 양분이 돼 이 씨앗을 자라게 한다”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행이 시간이 지나면 풍성한 결실이 된다는 것을 수상자분들이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축하했다. 이 명예회장은 “더 많은 선행의 씨앗이 뿌려지고 많은 이들이 동참해 더욱 ‘살맛나는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지속적인 사회 공헌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2014년부터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2018년 경영 은퇴 이후에도 우정선행상만큼은 한 해도 빠짐없이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학 시절 지적장애인 거주 시설 자원봉사에 나섰던 것을 시작으로 44년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형자 씨는 우정선행상 본상을 수상했다. 웹툰 작가와 그의 팬들, 가족들이 의기투합해 봉사 동호회를 결성하고 20여 년간 중증장애인들의 친구가 돼온 ‘문스패밀리 봉사원정대’와 30년간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치과 진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양춘호 씨도 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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