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가 올해 들어 부활 조짐을 보인다. 세단과 중형차의 인기 하락으로 판매가 급감했던 쏘나타는 올해 새로운 디자인과 택시 수요 증가에 힘입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현대차 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에서 8세대(DN8) 쏘나타는 총 3만8933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2만4732대) 대비 판매량이 57.4% 늘었다.
쏘나타는 이 기간 가솔린 1.6 터보·2.0·2.5, 하이브리드, 2.0 LPG 등 모든 모델에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1.6 터보 모델은 지난해 1∼9월 4584대에서 올해 1∼9월 1만1146대로 143.2% 급증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같은 기간 4283대에서 6175대로 44.2% 늘었다. 중국에서 역수입해 올해 4월부터 국내 출시된 쏘나타 택시 모델도 1만2199대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쏘나타는 올해 4월까지만 해도 1000~4000대의 판매량으로 내수 판매 순위 10위권 밖을 맴돌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5월에는 5820대가 팔리며 7위에 뛰어올랐고, 6월과 7월은 각각 5712대, 5532대의 판매량으로 5위에 랭크됐다.
쏘나타는 8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110.5% 급증한 6317대가 팔리며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쏘나타가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2019년 10월 이후 58개월 만이다.
최장수 승용차 브랜드인 쏘나타의 부활은 업계에서도 의미 있게 평가된다. 1985년 첫 출시된 쏘나타는 내년 40주년을 맞는다. 현재 8세대까지 출시된 차량은 누적 판매량이 950만대가량으로, 현대차 모델 기준 아반떼, 액센트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특히 쏘나타는 2000년 이후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를 13번이나 차지했던 명실상부한 ‘국민차’였다. 매년 10만대가 넘는 판매량으로 최고 인기 차로 군림하던 쏘나타는 2010년 15만1886대로 최대 판매를 기록한 후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3년 8만9400대까지 떨어졌던 쏘나타 판매량은 이후 연평균 8만대가량을 꾸준히 나타내다 2020년 6만7440대, 2021년 6만3109대, 2022년 4만8308대, 2023년 3만9641대까지 떨어졌다.
쏘나타의 부활에는 타깃층 조정에 따른 디자인 변화와 중국에서 역수입한 택시 모델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40대 이상이었던 쏘나타의 타깃층을 20∼30대로 바꾸고 지난해 4월 8세대 쏘나타의 부분 변경 모델 ‘쏘나타 디 엣지’를 출시했다.
쏘나타 디 엣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에 따라 스포츠 세단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으로 젊은 층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한 택시 전용 모델 ‘DT23’를 국내 출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던 국내 쏘나타 택시 모델을 단종시켰다.
이전 모델 대비 휠베이스(축간거리)가 70㎜ 늘어나고, LPG 2.0 엔진과 택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이 모델은 뛰어난 가성비로 택시 기사 고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단종설이 돌았던 쏘나타의 부활은 업계에서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로 예전처럼 판매 1위를 차지하기 어렵겠지만 대표 세단으로서 자리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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