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자회사 코스알엑스의 실적이 연결 편입된 효과를 받은 데다 브랜드별 수익성 개선 작업도 주효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화장품 업계의 국내와 중국에서의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977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51억 원으로 277.7%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의 효과로 서구권 매출이 급증했다”며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들이 북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고 서구권 매출 비중이 높은 코스알엑스의 실적 편입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수익성 개선은 국내 실적에서도 두드러졌다. 3분기 국내 영업이익은 화장품 부문의 이익 증가와 생활용품 흑자전환의 영향을 받아 151% 증가했다. 해외의 경우도 코스알엑스 실적이 편입된 데다 라네즈나 이니스프리, 설화수 같은 주요 브랜드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흑자전환했다.
다만 경쟁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와 중국에서의 더딘 회복세가 고민거리다. 특히 부진한 면세점 업황과 중국 내수 시장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5345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화권에서 주요 e커머스 채널 거래 구조 변경 및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로 매출이 하락하고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적자폭도 확대됐다”고 전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같은 이유로 화장품 사업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 ‘더후’의 매출이 고성장했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선 리뉴얼 관련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애경산업은 3분기 1652억 원의 매출과 95억 원의 영업이익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48.0% 줄어든 수치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저마다 중국에서의 오프라인 판매 비중을 줄이고 북미·일본·유럽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에는 점차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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