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쥐’로 알려진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를 야생동물 밀매 단속에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훈련받은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들이 탄자니아 최대도시 다르에스살람 항구에서 이뤄진 두 차례 실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면서 창고와 터미널까지 활동 범위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결핵 병원균에서 지뢰에 이르기까지 각종 위협을 탐지하는 등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의 역할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전했다.
훈련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가 불법적으로 밀매되는 야생동물이 다른 물질로 숨겨져 있는 경우에도 이를 탐지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짧은 훈련 시간 △다양한 트레이너와의 유연한 작업 △비용 효율성이라고 소개했다. 과학자들은 탄자니아 소재 동물 훈련 비영리단체 아포포와 함께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가 좋아하는 먹이 등을 이용해 훈련을 진행했다.
다 자라면 코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거의 1미터에 이르는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의 훈련 비용은 한 마리당 7000~8000달러(약 950만∼1100만원)로, 엑스레이나 CT와 같은 전자 검사장비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이 쥐들은 특수한 향을 구별해내는 훈련과 다른 냄새를 무시하는 훈련을 받았고, 냄새를 기억하는 데 개만큼 능숙했다고 과학자들은 평가했다. 또 쥐들은 맞춤 제작된 조끼를 사용해 밀수품을 식별하면 앞발로 옷에 부착된 공을 당겨 음파 경보를 울리도록 하는 훈련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해졌다.
이번 훈련 성과에 대한 연구논문은 이날 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컨저베이션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듀크 대학의 케이트 웹 교수는 “쥐를 더러운 동물로 묘사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은 쥐는 규율이 엄격하고 매우 깨끗하며 지적이라면서 쥐는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야생동물 밀매 반대 비정부 단체인 프리랜드 재단의 팀 레드포드는 "훌륭한 아이디어"라면서 쥐를 단속에 투입하는 것이 예산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법 집행기관에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인터폴에 따르면 전 세계 야생동물 밀매 규모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약 2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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