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놓인 삼성전자(005930)가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시설 투자도 꾸준히 늘려 인공지능(AI)이 재편하는 반도체 미래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R&D 집행 규모가 8조 8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분기 최대였던 올해 2분기의 8조 500억 원을 넘어선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R&D는 AI 기술 트렌드에 대응해 AI향 고성능 메모리·서버 관련 제품 등의 기술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앞서 회사는 기흥사업장에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짓기로 결정했고 2030년까지 약 20조 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기지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실적과 무관하게 지난 7년간 R&D에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연간 영업이익이 6조 5700억 원에 그친 지난해에도 회사는 R&D에 역대 최대 수준인 28조 3400억 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면서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사상 처음 두 자릿수(10.9%)를 기록했다.
시설투자 규모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3분기 시설투자 비용은 12조 4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000억 원 늘었다.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10조 7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 원 등이다. 올해 3분기 누계로는 35조 8000억 원이 시설투자로 집행됐다. 이 중 DS부문 30조 3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 9000억 원 수준이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 금액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올해 연간 시설투자 금액을 지난해보다 약 3조 6000억 원 증가한 56조 7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지난해 수준의 시설 투자를 유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적자를 지속하는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줄이고 디스플레이는 경쟁력 우위 유지를 위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신규 팹과 제조라인 보완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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