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편의점 '인싸템'으로 알려진 '한강라면'이 11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따내며 K-푸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원가 대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즉석 라면 조리기가 이제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인천 소재 범일산업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국상품박람회'에서 미국 뷰티마스터와 800만달러(약 11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범일산업의 '하우스쿡' 브랜드가 생산하는 즉석 라면 조리기는 국내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는 독보적인 제품이다. 40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강변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연예인 산다라박이 가정용으로 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0년 설립된 범일산업은 열판, IH렌지 등을 주력으로 하다 B2C 시장 진출을 위해 IH 기술 기반의 '하우스쿡' 브랜드를 론칭했다.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이번 수출 계약의 주역인 정수조리기는 가정용으로도 출시돼 6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월드옥타 미국 동남부지역회장 박형권 회장은 "한류 영향으로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스턴트 라면 판매가 급증했다"며 "시장성을 확신해 계약을 체결했고, 향후 수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주유소 휴게소를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인 즉석 라면 조리기는 불가리아, 중국 등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즉석라면 조리기 전문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의 즉석식품 문화와 맞물려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라면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다용도 제품"이라며 "국내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K-푸드 열풍과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만나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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