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이 절실한 넥슨의 야심작 ‘퍼스트 디센던트’가 시즌2 출시일을 공개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이용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원성이 높아지자 개발팀이 직접 나서서 피드백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적극 피력하며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단점은 제거하고 새로운 즐길거리를 대거 담아 올해 최대 기대작에 걸맞는 성적을 되찾겠다는 자세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퍼스트 디센던트의 개발사 넥슨게임즈(225570)는 지난달 31일 게임 공식 홈페이지에 개발팀이 직접 참여한 커뮤니티 Q&A(질의응답)를 게재했다. 8월 29일 시즌 1 ‘침공’ 업데이트 후 지금껏 쌓인 방대한 이용자 의견을 취합해 항목별로 세세하게 답변하고 향후 개발 방향성을 공개했다.
개발팀의 Q&A 답변에 따르면 퍼스트 디센던트의 시즌2 출시일은 다음 달 5일로 정해졌다. 7월 2일 출시한 지 157일 되는 날이다. 넥슨은 시즌2에 적용될 신규 콘텐츠에 대해 출시 전까지 포커스 유저 그룹 테스트(FGT)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계획이다. 넥슨은 “이용자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며 이용자 친화적인 개발 방식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라이브 서비스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즌2 업데이트의 가장 중점적인 사항은 퍼스트 디센던트가 전면에 내세웠던 가장 큰 장르적 장점인 ‘핵앤슬래시(다수의 적들과 싸우는 전투)’와 ‘런앤건(달리거나 움직이며 사격하는 플레이)’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게임의 초기 지향점과 달리 이용자들은 실제 게임에서 한 자리를 지키는 미션 등으로 런앤건 스타일의 장점이 퇴색됐고, 지나치게 낮은 아이템 드롭율 등으로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발팀은 더욱 많은 몬스터를 배치해 전투 액션 타격감을 제고하는 한편 불필요한 이동거리를 줄이는 등 전체적인 전투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시즌2에는 대형 보스를 추가하고 내년 예정된 시즌3에서는 필드에 투입할 대형 몬스터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패턴의 보스전으로 새로운 전투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 아이템 드롭율로 인해 파밍(아이템을 얻기 위한 반복 플레이) 피로감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천장 시스템의 일종인 ‘집중 공략’ 시스템 도입으로 해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용자가 ‘집중 공략’으로 선택한 미션을 정해진 횟수만큼 반복해 클리어하면 확정적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제작 도면을 제공하는 ‘비정형 물질’ 개봉 시 더욱 좋은 등급의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강화된 형태안정제’를 한정 공급해 아이템 획득을 통한 게임의 몰입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침투 작전에 있어서도 모든 미션을 적을 모두 처치해야 하는 ‘섬멸 미션’으로 개선해 전투 밀도를 높이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달려드는 적을 처리하면서 핵앤슬래시 특유의 긴장감과 ‘손 맛’을 극대화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필드 미션은 루트슈터(Looter Shooter·캐릭터를 성장시키며 플레이하는 슈팅 게임 장르)의 특징인 반복 파밍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개편한다.
매 시즌마다 메인 스토리를 확장하기 위해 팀 규모도 확대하는 중이다. 여기에 계승자 별 스토리의 볼륨도 키워 게임 세계관에 대한 몰입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즌3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계승자 중 하나인 ‘글레이’의 이야기를 메인 스토리를 통해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캐릭터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받아들여 시즌2에서는 신규 계승자(캐릭터) 2명과 추가 신규 얼티밋 계승자를 업데이트한다. 단순한 캐릭터 추가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 콘텐츠 또한 개선할 계획이다. 개발팀은 “다양한 콘텐츠들이 시즌2·3에 추가되는 시점에 맞춰 원거리 공격, 보조 능력, 코옵(Co-Op·다수 이용자가 협력하는 플레이) 특화 등 특색 있는 캐릭터들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총기, 반응로, 모듈 등 장비와 염색 등 캐릭터를 꾸미는 ‘커스터마이징’에서도 이용자 피드백을 최대한 수용한다. 출시 초부터 요청이 많았던 계승자, 얼티밋 계승자의 기본 외형도 모두 염색이 가능하도록 해 이용자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할 방침이다. 세부적인 외형 옵션, 헤어스타일 등도 인력을 충원해 제작을 늘리기로 했다. 특정 기간에만 공개됐던 스킨도 상시적으로 선보인다.
이범준 넥슨게임즈 PD는 “그동안 이용자들이 보내준 건의사항을 모아 최대한 진솔하고 자세하게 답변해 개발진이 생각하는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자 했다”며 “시즌2에는 콘텐츠를 사전 체험하고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는 FGT를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초기 높은 관심이 급격히 사그라진 것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 부족 탓이라기보다 이용자들의 피드백 수용이 미진해 단점이 부각된 영향이 컸다고 보기 때문이다. 개발팀과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게임에 대한 불만이 조기에 수정되지 않았고, 실망한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라는 것이다.
최근 게임 업계의 트렌드가 지속적인 재미와 도전 의지를 제공하기 위한 ‘시즌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확실한 콘텐츠와 밸런스 조절이 이뤄진다면 초기의 흥행 흐름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스팀에 따르면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초 동시접속자 26만 명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2만 명 안팎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퍼스트 디센던트가 장기 흥행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중요한 기로에 섰다”며 “이용자의 대부분인 국외 이용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인 만큼 지속적인 피드백 수용 등으로 이용자 친화적인 게임 환경을 계속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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