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압박에 2024년 주요 빅테크 자본 지출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나 2000억 달러(약 276조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향후 투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AI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또한 증폭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씨티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올 3분기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아마존·메타 자본 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6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4개 기업은 빅테크 중에서도 대표적인 클라우드·AI 기업으로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씨티그룹은 현 추세라면 올해 4개 기업 총 자본지출이 2090억 달러로 전년비 42% 증가하고, 이 중 80%가 데이터센터 투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투자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메타와 아마존은 3분기 실적발표 후 이뤄진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수년간 AI 관련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막대한 투자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향후 생성형 AI가 가져올 막대한 이득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고 미래 성장·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다. FT는 “빅테크가 생성형 AI에 대한 ‘무모한 돌진’에서 얻고 있는 이점을 설명하면서 핵심 서비스가 향상되고 운영 비용이 절감된다고 주장했으나 주식 시장 반응은 좋지 않다”며 “투자자들은 모호한 혜택은 무시하고 눈에 보이는 AI 인프라 지출이 급증하는데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AI로 인한 구체적인 수익을 공개하는 빅테크 행보에도 의심을 보내고 있다. 실제 MS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AI로 얻은 매출이 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직후 주가는 급락했다. 서둘러 AI 수익성을 강조하려는 모습이 도리어 불안감을 키웠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브렌트 틸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구체적인 수익을 공개한 흔치 않은 사례로, AI로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서둘러 증명하려는 사례”라며 “모호한 수익성과 높은 비용에 투자자들이 겁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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