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뉴욕 증시 대표 우량주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25년 만에 퇴출된다. 인텔의 빈 자리를 대체하는 기업은 인공지능(AI) 대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다. 중앙처리장치(CPU) 시대를 이끌며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다우지수에 이름을 올렸던 인텔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대격변에 휩쓸려 엔비디아에 왕좌를 내줬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1일(현지 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는 이달 8일부터 다우지수에서 인텔과 화학업체 다우를 제외하고, 엔비디아와 인테리어 업체 셔윈을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S&P 다우존스 측은 “반도체 산업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대표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때 반도체의 대명사로 불리던 인텔이 당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현실이다. 인텔은 1999년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다우지수에 편입됐고, 지난 25년간 미국 반도체 산업을 상징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지수를 추적하는 펀드는 드문 만큼 실질적 영향을 거의 없지만 그 자체로 상징적인 움직임”이라며 “기술 거물이던 인텔이 엔비디아에 대체되는 것은 3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라고 썼다.
인텔의 퇴출은 과거 CPU 중심이던 컴퓨팅 환경이 생성형 AI 등장에 힘입어 GPU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WSJ은 “인텔은 미국 경제의 원동력으로 발전하고 있는 AI의 배를 놓쳤으나 엔비디아는 AI붐의 거물이 됐고 빅테크는 엔비디아 GPU에 푹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인텔을 두고 2018년 GE와 유사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GE는 1896년 다우지수 출범 당시의 12개 구성 종목 중 하나였으나 거듭된 실적 악화 끝에 122년만에 퇴출됐다. 최초 12개 종목 중 현재도 다우지수에 머물고 있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엔비디아가 포함되며 다우지수에는 ‘매그니피센트7(M7)’로 불리는 빅테크 중 4곳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기존 다우지수에는 알파벳(구글), 메타, 테슬라를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이 등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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