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뇌 임플란트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 신규 투자를 따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는 직원 보유 주식 매각을 추진하며 신규 자금 조달의 밑바탕을 닦고 있다.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정권 간 밀착이 ‘안티 테슬라’ 여론을 키웠으나 투자 유치에는 도움이 되는 듯한 구도다.
2일(현지 시간) 뉴럴링크는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아크(ARK) 인베스트먼트,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VC)인 세쿼이아, 트럼프 사돈 가문의 조쉬 쿠슈너가 운영하는 VC 스라이브 캐피탈 등으로부터 최근 시리즈E 신규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더 많은 환자에게 기술을 제공하고 생물학적 지능과 AI 간 연결을 심화하는 새 기기를 개발하는 데 신규 자금이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뉴럴링크 측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 받은 기업 가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은 올 4월 뉴럴링크가 85억 달러 평가액을 목표로 5억 달러 가량을 모금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에는 90억 달러 가치로 6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2023년 8월 마지막 투자에서 30억 달러였던 가치가 2년이 채 되지 않아 3배로 늘어난 셈이다.
뉴럴링크는 뇌에 신경 신호를 디지털화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기를 심어 생각만으로 물리적 장치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4월까지 3명의 사지마비 환자에게 이식을 진행했고, 생각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를 이용하도록 하는 데 성공하는 등 성공사례를 쌓고 있다. 이날 뉴럴링크는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5명이라며 2명의 추가 임상실험이 진행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xAI가 3억 달러(약 4100억 원) 규모의 구주 매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이 보유한 기존 지분을 신규 투자자에게 매각한 뒤, 평가 받은 기업가치를 토대로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FT는 “현재 논의 중인 xAI 평가가치가 총 1130억 달러(약 156조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xAI는 머스크가 2023년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엑스(X·옛 트위터)와 연계해 자체 AI ‘그록’ 시리즈를 서비스 중으로 올 3월 말 주식교환을 통해 엑스를 역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공개한 그록3는 오픈AI 최신 모델에 버금가는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 받는 중이다.
xAI의 엑스 인수 당시 머스크는 xAI 기업가치가 800억 달러(약 110조4000억 원), 엑스는 330억 달러(약 45조5000억 원)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논의 중인 1130억 달러라는 기업가치는 머스크가 언급한 두 회사의 가치를 합친 가격으로 보인다. 역시 지난해 12월 시리즈C 투자유치 당시 xAI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로 평가됐다는 점을 떠올려볼 때 급속한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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