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들의 지속된 주가 폭락으로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진 가운데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씨케이솔루션도 공모주 수요예측서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용 공조기기 제조업체 씨케이솔루션은 이날부터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했으나,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1만 5700~1만 8000원) 하단 이하의 가격에 주문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씨케이솔루션 수요예측에 참여한 한 자산운용사는 “하단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문을 넣었다”며 “지난주부터 IPO 시장의 수요예측 분위기가 확 꺾였다”고 전했다.
만약 수요예측 마감일까지 투자심리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씨케이솔루션은 올 코스피 IPO 종목 중 처음으로 공모가를 밴드 하단 이하 가격으로 결정하는 종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밴드 하단 기준 씨케이솔루션의 공모액은 494억 원, 시가총액은 1975억 원이다. NH투자증권(005940)이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앞서 기관투자가들은 공모주 수요예측 때마다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묻지 마 베팅’을 해왔다. 이에 올 상장한 기업 59곳 가운데 80%에 달하는 47개 종목이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했다. 공모가가 높더라도 상장일 주가가 급등할 경우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씨메스(475400) 상장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증시에 입성한 7개 종목이 연속해서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것이다.
기업과 상장 주관사들도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공모가를 밴드 내에서 확정하고 있다. 앞서 희귀 유전 질환 진단 검사 기업 쓰리빌리언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밴드(4500~6500원) 하단인 4500원으로 결정했다. 신청 수량 기준 주문 물량의 46.83%가 밴드 상단 이상 가격에 들어왔지만 밴드 중간 수준의 가격도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선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설립된 씨케이솔루션은 2차전지 업체를 고객으로 ‘드라이룸’과 ‘클린룸’ 등을 공급한다. 드라이룸은 저습도 청정실로 배터리의 수율 유지를 위한 필수 장치다. 클린룸은 공기 중 미립자 상태를 제어하는 시설이다. 씨케이솔루션은 2차전지 산업 성장이 본격화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153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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