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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 기업대출 부실 ‘경고등’…연체율 시중은행의 2배

3분기 연체율 35% 뛰어올라

부실채권 매각 40% 늘렸지만

고금리 지속에 자본관리 비상





NH농협은행의 기업대출 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동반 상승한 영향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2배가량 높다. 농협은행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매각 규모를 40% 이상 늘리며 대응에 나섰지만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따라 추가 연체율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69%로 직전인 2분기 0.51%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이 KB국민은행 0.3%, 우리은행 0.34%, 하나은행 0.37%로 3%대였던 것에 비하면 2배 가량 높다.

올 3분기 농협은행의 기업 연체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동반 상승했다. 대기업의 연체율은 0.07%로 2분기(0.04%)보다 0.03%포인트 급증했고, 중소기업의 경우 0.81%로 직전 분기 0.62%에 비해 0.19%포인트 늘었다.



농협은행은 치솟는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올 3분기까지 4679억 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지난해 전체 부실채권 매각 규모인 4000억 원을 3개 분기만에 넘어선 것이다. 올 1~3분기 상각한 채권도 1452억 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규모인 1596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은행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이 여신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매각하거나 상각 조치를 취한다. 은행이 상·매각한 채권은 보유 자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 및 경기 불안정성 증대 등의 영향으로 한계 차주가 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다”면서 “연체 채권 관리 강화 및 관련 핵심성과지표(KPI) 강화, 연체 채권 정리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말 연체율 추가 상승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받은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이자 유예 기간이 끝나고 상환이 본격화하면서 이자 납부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중 81%는 중소기업 대출로 우리은행(80%)을 제외한 타 시중은행(70~73%)에 비해 높은 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아 연체율 관리가 어렵다”며 “기준금리 내려가도 해당 차주들은 과거 적용한 높은 금리로 이자를 내고 있어 당분간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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