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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선언한 엔씨…'어닝쇼크' 극복하고 반등할까

3분기 -143억…12년 만에 적자로

영업비용 증가에 신작 성적 낮은 탓

"새로운 비용 구조로 체계 재정비"

전문 스튜디오 전환·신작 대작 예고

"뼈를 깎는 작업…내년부터 성과낼 것"

엔씨소프트의 창업주인 김택진 공동대표가 지난해 11월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즉석에서 현장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품작을 소개하고 있다. 부산=김성태 기자




엔씨가 실적 위기 탈출을 위한 ‘체질 개선’ 목표를 공식화했다. 본사 직영 개발 체제가 아닌 전문 스튜디오로 개편하고, 과도한 영업 비용을 줄여 건강한 재무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영진이 나서 사과하기도 했지만 이번 ‘어닝쇼크’를 내년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전날(4일) 공시를 통해 3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14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40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65억 원이다. 엔씨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2분기 이후 12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긴 했지만 100억 원대 적자 전환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엔씨소프트(036570)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79억 원이었다. 예상치 못한 부진한 실적으로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엔씨의 실적 악화는 급증한 영업비용과 함께 일부 기대작들의 부진이 맞물린 영향이다. 엔씨에 따르면 영업비용은 4162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마케팅비는 487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6% 늘었다. 고정비용이 과하게 높다보니 실적 악화 시 매출 하락폭에 비해 영업이익이 더 크게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고정비용 부담이 큰 데 비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실적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난투형 대전액션 게임 ‘배틀크러시’는 성적 부진에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조기 종료를 선언했고 기대작이었던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의 성적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홍 CFO는 “영업 비용으로 인해 회사의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고질적인 효과를 낮추려고 하고 있다”며 “4분기 중 이러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비용 구조로 회사 운영 체계를 재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는 고강도 경영 효율화와 함께 근본적인 경쟁력인 게임 개발 능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투 트랙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경영 효율화 작업을 위해서는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등 경영 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회사 자원의 효율적 안배를 위해 단순·물적 분할로 4개 법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단순 법인 신설을 넘어 앞으로 게임 신작 개발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개발하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내부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프로젝트는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배틀크러시의 서비스 종료를 비롯해 ‘프로젝트E’, ‘도구리 어드벤처’ 등 게임의 개발 작업도 중단했다. 김택진·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당장의 아픔이 뒤따르겠지만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작의 성공을 통해 진정한 분위기 반등을 노린다. ‘비슷비슷한 게임만 만든다’는 오명을 벗고 다양한 장르와 멀티 플랫폼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해 국내 1등 게임사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엔씨는 출시 후 글로벌 흥행 분위기를 타고 있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앞세워 4분기 이후 반등을 노린다. 지난달 1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TL은 글로벌 이용자 452만 명을 돌파했고 출시 직후 스팀 글로벌 최고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긍정적인 흥행 성적을 거뒀다. 연내 출시 예정인 ‘저니오브모나크’를 비롯해 내년까지 6개 신작을 출시하면서 ‘신작 효과’로 게임 회사 본원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지속 추진한다. 엔씨는 신설하는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LLL, 택탄(TACTAN)을 빌소해 내년에 총 5개의 게임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홍 CFO는 “4분기까지는 누적된 이슈를 턴어라운드 하기 위한 뼈를 깎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기본적인 구조 변화가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본업에 충실히 나서 실적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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