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송금 실수가 가장 잦은 날은 ‘월급날’인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폰 키패드로 숫자를 입력할 때 '8' 대신 키패드 상 인접 숫자인 '0'을 누르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예금보험공사가 4일 발표한 ‘잘못 보낸 돈 되찾기 서비스’ 테마별 세부 분석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서 지출이 많아지는 월급날에 착오 송금이 많았다. 기업·기관들은 통상 10일·15일(중소기업)과 25일(대기업·공무원)을 월급날로 지정하고 있다. 올 6월 기준 월중 착오 송금 발생 일자 상위 1~3위가 10일(1668건), 15일(1514건), 25일(1464건) 순이었다.
숫자 오기재의 경우 계좌 번호 한 자리를 잘못 눌러 송금한 8659건을 분석한 결과 숫자 ‘8’을 키패드상 가까이 있는 ‘0’으로 잘못 누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8’ 대신 유사한 모양인 ‘3’을 누른 경우, ‘7’ 대신 인접 숫자인 ‘4’를 누른 경우, ‘6’ 대신 인접 숫자인 ‘9’를 누른 경우 등이 뒤를 이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이체 실수도 늘었다. 최근 3년 동안 8월 평균기온이 29.1도에서 30.8도, 33.0도로 매년 상승한 가운데 되찾기 서비스 신청 건수도 971건, 986건, 1339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많은 곳일수록 되찾기 서비스 신청이 많았다. 서울시 자치구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인구 순위 3위인 강남구가 645건으로 서비스 신청이 가장 많았고 인구 순위 1위와 2위인 송파구(609건)와 강서구(496건)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동명이인이나 비슷한 이름을 혼동해 잘못 이체하는 경우도 다수였다.
예보는 2021년 7월부터 되찾기 서비스를 통해 착오 송금인이 실수로 잘못 보낸 돈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 9월 말까지 4만 2647건(837억 원)의 반환 지원 신청 내역을 심사해 1만 7375건(254억 원)을 확정한 후 지원 절차를 진행했다. 예금 실수로 인해 현재까지 고객이 되찾은 돈은 145억 원으로 1만 1676건에 달했다.
되찾기 서비스는 실수로 송금을 잘못한 경우 예보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예보 본사 1층 고객도우미실에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이체 시 이용한 금융회사, 간편송금 업체 등을 통해 먼저 반환을 요청해야 하며 지원 대상은 5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미반환금이다.
예보는 송금인의 실수 유형·상황별 사례를 착오 송금 예방 활동에 소개하고 대상별·지역별로 되찾기 서비스 홍보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인터넷·방문 신청 외 휴대폰 신청 방식도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번 테마별 분석 결과를 제도 운영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국민들이 되찾기 서비스를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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