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이 넘는 옥외광고 시장이 유통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타임스 스퀘어를 목표로 조성되는 ‘명동스퀘어’ 구역에 신세계(004170)·롯데백화점 본점이 포함된 것이 계기가 됐다. 향후 정부 규제 완화 흐름과 발맞춰 다른 주요 상권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부동산을 활용한 옥외광고 가능성이 기대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명동스퀘어 핵심 구역인 자사 본점에 설치한 ‘신세계스퀘어’의 옥외광고 사업을 광고대행사 이노션(214320)과 협업해 운영한다. 이노션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입찰을 통해 운영권을 확보했다. 향후 다양한 비지니스 콘텐츠가 이노션을 통해 신세계스퀘어에 노출될 예정이다. 명동스퀘어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말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2기로 선정해 서울 중구 명동부터 을지로 일대에 조성하는 민관 합동 사업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가까이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도 명동스퀘어 사업에 참여한다. 특히 롯데백화점 본점 신관에는 국내 최대 규모(2145㎡) 대형 전광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 기존에 설치된 전광판 사업을 롯데 관계사인 대홍기획의 자회사 스푼(SPOON.D)이 운영 중인데 새롭게 조성되는 옥외광고물 역시 대홍기획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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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들이 본업이 아닌 광고사업에 문을 두드리는 것은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따르면 국내 옥외광고시장 규모는 올해 4조 2838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팬데믹 기간인 2020년(3조 765억원) 대비 4년 만에 약 40%나 성장했다. 최근 롯데쇼핑(023530)이 리테일미디어네트워크(RMN)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경기 둔화 국면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분야가 될 수 있다. 이번 명동스퀘어 사업을 함께 추진한 서울 중구청은 참여 민간사들의 연간 광고수익이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사들의 옥외광고 시장 진출은 광고대행사들에게도 기회다. 주요 상권에 있는 부동산을 마케팅 매체로 활용하려면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노션의 경우 앞서 5월 여의도 복합쇼핑센터 IFC몰의 미디어 광고 매체 운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노션에서 미디어경험(MX) 본부를 담당하는 김재필 전무는 “디지털 옥외광고 사업을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로 삼아 앞으로도 초대형·프리미어 미디어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홍기획도 관련 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7월 신규 법인 스푼을 출범했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명동스퀘어 사업에서도 디지털 사이니지 조성, 옥외광고물 제작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2026년 추가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3기 조성을 예고하며 관련 시장 확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국내 주요 상권 대부분에 부동산을 보유한 유통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특히 기존 유통사업과 달리 옥외광고 매출은 상대적으로 경기 상황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옥외광고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유통사 수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특히 명동과 같은 지역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광고 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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