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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내년 HBM용 D램 생산 40%↑…'1위' 수성 나선다 [biz-플러스]

이천공장 등 월 10만 → 14만장

5세대 D램 신규증설 61% 차지

엔비디아에 12단 공급 힘쓰지만

일각 "HBM 의존 과도" 지적도

SK하이닉스의 이천 사업장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내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올해의 40% 이상 끌어올린다. 인공지능(AI) 메모리의 핵심으로 불리는 HBM 분야에서 확실한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사업 의존도가 높아지면 D램 시장 전반에서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적절한 웨이퍼 생산 분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월 14만 장의 HBM 전용 D램 생산 능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3만 장 규모에서 올해 10만 장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약 4만 장을 더 추가하면서 40%가 늘어나는 셈이다.



HBM용 D램 생산 능력은 본사인 이천 사업장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4분기까지 이천 M16과 청주 M15X 일부를 합쳐 월 6만 5000장 규모의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5세대(1b) D램에 관한 신규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공정 전환을 제외한 D램 신규 증설만 놓고 봤을 때 전체 1b D램 증설의 약 61%가 HBM 라인이 차지할 만큼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셈이다.

10나노급 5세대 D램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5세대 HBM(HBM3E)은 물론 차세대인 6세대(HBM4)에도 활용된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사업에서 HBM 생산 역량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수성하기 위해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서 만든 메모리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연산장치 바로 옆에서 높은 용량과 빠른 속도로 데이터 연산을 지원하기 때문에 AI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으면서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올 3분기 회사의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나 오르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의 일등 공신이 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의 시대를 열었다. 9월 엔비디아의 승인(퀄) 테스트 통과에 힘입어 기존 8단에서 4단 더 쌓은 제품을 양산해야 하는데 이 제품에 대한 수요도 커서 생산 능력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HBM용 D램 생산 강화뿐만 아니라 수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총동원해 제품 생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내년 상반기 중 12단 제품 비중이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HBM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HBM 시장이 언제까지 풍요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AI 모델 시장에서 모든 것을 압도할 한 개의 서비스나 승자가 탄생하거나, 반대로 1990년대 이후의 ‘AI 겨울’이 찾아와 HBM 시장도 덩달아 타격을 입을 경우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운영 회사들이 엔비디아에 GPU 원가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 고가의 HBM을 팔아왔던 SK하이닉스의 기세도 급격히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HBM 위기론’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물론 HBM을 제외한 DDR, LPDDR D램 등 일반 D램에 대한 균형적인 생산과 CXL 등 신규 제품에 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내부에서도 HBM 생산 능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각종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폭발하고 있는 AI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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