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파업 장기화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협력사 800여 곳이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무리한 성과급 요구로 현대자동차의 공장이 일부 멈춘 것은 물론 소규모 협력사들도 피해를 호소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직원 300여명은 전날 충남 서산시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달 째 지속되는 장기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이 폐업 및 도산 우려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결의대외에 참여한 한 협력사 대표는 “납품 중단이 시작되면 협력업체 대표는 직원들의 급여를 구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하러 뛰어다녀야 한다. 성과급이 아닌 월급, 월세를 구하기 위해서다”라며 "자금을 확보해도 높은 이자로 인한 경영손실은 고스란히 협력업체의 몫"이라고 호소했다.
한 협력사 직원은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성과급 문제지만 협력사들에는 생계의 문제"라며 “매일매일 불안에 떨며 파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한 집안의 가장, 아들, 딸인 직원들을 생각해서 파업을 조속히 멈추어 달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8일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거점인 서산 지곡공장이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11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돌입해 한 달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이 확대되며 서산공장에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1~3차 중소 협력업체까지 납품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일부 공장은 무기한 휴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변속기를 공급받는 현대차 등 완성차공장 역시 연쇄적으로 정상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사가 가장 크게 대립하는 지점은 성과급 규모다.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과 지난해 연간 매출액(약 11조 7000억 원)의 2%(약 2340억 원)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9만 6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및 격려금 400%+1200만 원을 제시했다. 현대트랜시스 역대 최고 성과급(총 재원 1075억 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92%에 해당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현대트랜시스 직원들도 임금 손실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현대트랜시스 파업 참여 근로자들이 한 달 평균 임금을 기준 1인당 500~600만 원의 임금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용자는 쟁의참가 근로자에 대해 해당 기간 중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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