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2차전지 조립 설비 제조업체 엠오티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회사의 주식을 상장일 대량 매도해 논란을 빚은 일이 악재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엠오티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 청약 경쟁률은 약 6.5대1로 집계됐다. 올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두 번째로 낮은 경쟁률이다. 청약 건수는 1만 1869건, 주문액의 절반을 미리 납입하는 청약 증거금은 154억 원이었다. 최소 단위(50주) 이상 청약한 투자자들에게 공모주를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정 주식 수는 무려 약 18주였다.
엠오티와 동시에 청약을 진행한 위츠와 에스켐은 각각 111대1, 75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최근 새내기주들의 주가 급락으로 공모주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엠오티와 에스켐은 오는 18일, 위츠는 20일 각각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유독 엠오티가 일반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건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또다시 상장일에 물량을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엠오티가 비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희망 가격 범위(밴드, 1만 2000~1만 4000원) 하단에 못미치는 1만 원을 공모가로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밴드(5300~6400원) 상단에 공모가를 정한 위츠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덜 받은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6월 엠오티 주식 39만 6000주를 주당 7500원에 취득했다. 이 중 19만 8000주(공모 후 지분율 1.71%)는 상장일 곧바로 매도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자신들이 상장을 주관했던 에이럭스(475580) 주식 33만 9500주(지분율 2.56%)를 상장 당일에 매도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에이럭스 주식 중 상장일 매도 가능한 주식 전량이었다.
한편,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에어레인은 공모가보다 23.52% 하락한 1만 7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공모가 대비 33.91%까지 떨어진 후 낙폭을 줄였지만 공모가인 2만 3000원은 한 번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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