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끝나며 가장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국내 증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로 금융 시장 정상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트럼프 2기 집권에 따른 불안 심리를 제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한 주간 18.79포인트(0.74%) 상승하면서 지난 8일 2561.1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263억 원, 343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 투자자가 3353억 원을 사들이며 강보합세로 마무리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한 주간 14.33포인트(1.97%) 상승한 743.38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내내 시장 변동성을 키워왔던 미국 대선이 끝났지만 국내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집권으로 대중국 무역 갈등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우려 등이 선반영돼 상승 추세를 보인 다른 아시아 증시와 달리 코스피와 코스닥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갔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연준이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정치적 변화로 인한 통화정책 기조 변경이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짚었다.
다음 주에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 판매 지표 등이 발표된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물가와 경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준 만큼 개선된 유동성 여건 하에서 실물 지표를 통해 미국 경기의 견조한 성장 추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대신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가 강한 반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 8월 이후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며 12개월 선행 PER이 여전히 8.7배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연말까지 투자 심리 안정, 코스피 저평가 매력과 함께 11월 계절성 요인, 채권 금리와 달러 하향 안정에 근거한 외국인 수급 개선이 가세하면서 탄력적인 반등세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 직후 급락세를 보인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이 상승세를 주도할 것”이라며 “2600선 이후 2700~28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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