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전 세계 통상 전쟁을 치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2기 행정부에서 다시 복귀할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다시 USTR 대표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STR은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미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저해하는 무역장벽, 지식재산권 위반 등을 식별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 정부와 직접 협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라이트하이저는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내내 USTR을 이끌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설계·실행했던 주역이다. 당시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무역 적자를 줄이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무기로 주요 교역국과 협상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 합의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이트하이저는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를 설계했고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압박하며 한국에 개정 협상을 강요했을 때 이 협상을 담당했다. 삼성·LG 등 외국 세탁기와 태양광패널 수입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FT는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를 다시 맡으면 미국과 교역하는 동맹 및 관련 산업계가 불안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 자리를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FT보도에 따르면 그는 상무부나 재무부 장관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트럼프 당선인이 상무부 장관으로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린다 맥맨에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재무부 장관은 헤지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나 존 폴슨을 포함한 금융업계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이번 주 자신의 컨설팅 고객들에게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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