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거론하는 보편 관세(10%)의 직격을 회피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트럼프가 내연기관에 혜택을 주면 미국 판매량이 높은 현대차·기아가 유리한 경영 환경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0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가 가동되면서 미국 생산능력이 약 100만 대로 확대됐다.
현대차는 2005년 생산을 개시한 앨라배마 공장은 약 35만 6000대에 이어 약 3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메타플랜트까지 65만 대 이상 미국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기아가 2009년부터 생산한 미국 조지아 공장은 34만 대를 만들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약 165만 대를 판매했다. 현지 공장을 완전 가동하면 약 60%의 물량을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셈이다.
메타플랜트 조기 증설 카드도 남아 있다. 메타플랜트는 설계 계획상 50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차의 미국 생산 비중은 70% 이상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중에서는 현대차·기아에 혜택을 주는 정책도 있다고 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월 디트로이트 지역 연설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대출이자에 대해 100% 세금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할부 금리는 약 7~11%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판매량 75~80%는 내연기관차다. 할부금리가 감면되면 현대차·기아는 보편 관세를 상쇄할 정도의 혜택을 받는다.
여기에 약달러를 선호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기대와 달리 국채 발행 증가와 보편 관세 부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원화가 절하되면 환차익으로 이익이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정책은 보편 관세 외에도 많고 상황에 따라 국내 기업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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