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필에너지가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매출을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11일 필에너지의 2024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1967억 원)을 3분기 만에 돌파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9억 원, 82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필에너지는 모회사인 필옵틱스의 에너지사업부에서 2020년 4월 분할된 뒤 매년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매출은 분할 이듬해인 2021년 1600억 원 대에서 지난해 1900억 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2000억 원 대로 안착했다.
주력 제품인 중대형 각형 배터리 스태킹(stacking) 장비가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 제품은 조립 공정의 노칭(notching)과 스태킹(stacking) 공정이 일체화된 장비다. 조립 공정의 효율뿐 아니라 배터리 질까지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둔 제품이다. 지난해 9월 공시한 약 1597억 원의 단일판매·공급 계약 건 역시 스태킹 장비가 핵심으로 보인다.
필에너지는 올 3월 998억 원의 단일판매·공급 계약을 공시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계약 건 포함 올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1482억 원이다.
매출의 질적 개선에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주력 제품의 성능 개선과 신규 장비·고객사 확대에 적잖은 자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주력 제품인 스태킹 장비 경우 노칭 공정에서 레이저로 정밀 가공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이미 양극 합제부까지 레이저로 가공하는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새로 진입한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부문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노칭·권취 기능이 일체화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와인더(winder)는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가 점차 주목받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수주 소식도 기대할 수 있다. 조립 이전 단계인 전극 공정에서도 글로벌 업체와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단순 매출 확대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루고 이익률 또한 개선될 전망”이라며 “예정한 주주 환원 정책도 차질 없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또한 배당 기준을 ‘매 결산 기말’에서 ‘이사회에서 정함’으로 정관을 손질했다. 주주가 배당액을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권고안을 수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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