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공포가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 없이도 내년 한국 경제가 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해 금융과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8원 오른 1403.5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1401원에 거래를 마친 데 이어 1400원을 넘어 거래를 끝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중동발(發) 불안에 장중 1400원을 넘나들기는 했지만 주간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뛰어넘은 것은 2022년 1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시작 시 대규모 감세와 재정적자 심화에 따른 물가 및 금리 상승 우려에 주요국 통화 대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 등 미국발 요인이 컸다”며 “환율 상단을 142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은 오르는데 경기 둔화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KDI는 이날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성장률이 2%에 머물 것”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을 밑돌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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