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후 더본코리아의 해외 매장 수에 대해 "드라마틱하게(극적으로) 늘 것"이라며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현재 14개국에서 14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진출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빠르게 늘린다는 구상이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중간 사업자에게 가맹점 운영권 판매 권리를 주는 사업 방식이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회사 사옥에서 진행한 상장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업 구상을 밝혔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 기업으로,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백 대표는 홍콩에 가서 외국 투자자를 만났을 때 다들 "상장을 왜 하냐"고 물었다면서 상장 이유에 대해서는 자금이 필요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내 나이가 50대 후반이라 은퇴할 무렵에 자식들이 기업을 맡기엔 검증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때 가서 아빠가 물려줄 수 있는 지분을 갖고 회사를 맡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가족 경영인이 되기 어렵다. 창업자 자녀로 자기들 하고 싶은 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승계 가능성에는 거리를 둔 발언이다. 그러면서 "(상장 기업으로서) 공정하게 투명하게, 이 사람 저 사람이 좋은 간섭을 해서 내가 은퇴해도 회사가 오래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장했으니 안을 다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 진짜로 평가 받아 그것에 합당한 주가가 유지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에 대해서는 "내가 바라는 건 (주가가) 시작하는 단계에서 조금 더 높은 단계로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배당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첫해 30억 원에 이어 50억 원, 80억 원으로 매년 배당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주력인 국내 외식 사업은 가맹점 수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해외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만에서 더본코리아 브랜드 '본가'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으며 앞으로 동남아와 유럽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해외에서 한국식 소스를 줄 수 있느냐는 러브콜이 많다"면서 "해외 매출이 가장 큰 건 소스 수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K-콘텐츠는 30∼40년은 갈 것 같다"며 "한식당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에도 한식 메뉴가 필요할 거다. 예를 들면 아웃백이나 베니건스, TGIF 같은 곳에 한국식 소스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대형마트에서 포장에 백 대표 자기 얼굴이 들어간 소스를 판매할 계획도 소개하면서 "(소비자가) 내 얼굴 사진이 붙은 것을 사지 않겠냐"고 말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해외에서도 높아진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백 대표는 화제를 모았던 흑백요리사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출연하기로 했다. 그는 "시즌1 방영이 끝나고 회식했는데, 자연스럽게 (내가 출연)하는 것으로 얘기하더라"며 "아직 계약서는 안 썼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식품기업과 푸드테크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할 돈이 1000억 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류 업체 등 식품기업 5∼6곳과 자동화 기기 업체 등 푸드테크 기업 12곳 정도를 대상으로 인수 또는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알짜배기를 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본코리아 주주를 위한 할인 행사를 벌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한 주만 있어도 주주라고 확인되면 짜장면 같은 메뉴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1년에 서너번은 하려고 한다. 한주씩 사는 것이 더본코리아 멤버십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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