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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로보틱스 과반 지분 확보”…로봇 위기에 '승부수' 띄운 LG전자[biz-플러스]

지분율 절반 이상 확보 목표로

700억~800억 규모 자금 투입

BS본부 담당인력 일부 파견도

클로이봇 부진 속 시너지 기대

LG전자의 서빙 로봇이 경기도 광주시 소재 곤지암리조트에서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LG전자(066570)가 올해 초 투자했던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절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 자체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 등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는 로봇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낸 것이다. 추가 투자 이후에는 로봇 사업 인력들을 파견, 베어로보틱스와의 기술 시너지도 키울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로봇 사업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로봇 개발과 사업을 담당해 온 BS본부의 로봇사업담당 일부를 베어로보틱스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초부터 관련 사업 개편을 위한 내부 조직을 만들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 왔고 로봇 사업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직 이동에 대한 선호 여부 등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인력 이동에 앞서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에 대한 추가 투자도 단행한다. 베어로보틱스는 올해 3월 LG전자가 약 786억 원을 투자했던 곳이다. LG전자는 추가로 700억~8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베어로보틱스에 대한 추가 등은 로봇 사업 분야의 개편과 맞닿아 있다. LG전자는 2018년 클로이(CLOi)라는 자체 브랜드를 구축한 뒤 다양한 분야에서 시제품을 선보여왔다. 최근에는 로봇을 빌려주는 로봇 구독 사업도 시작했지만 아직은 괄목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진출 등 사업 확장을 하고 있지만 올해 뾰족한 성과가 없었고 일부 고객과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로봇사업 담당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경쟁력 부족이 도마에 올랐다. LG전자 내부에서는 “물류 등 부문에서 우리 역량은 냉정히 5단계 중 1단계 수준”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회복세를 그리던 BS본부 실적도 로봇 부진에 다시 먹구름이 꼈다. BS본부의 영업손실은 올해 3분기 76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05억 원)보다 더 악화했다. 로봇 사업 조직의 누적 적자도 수천억 원대에 이른다.

LG전자의 로봇 제품은 서빙·배송·안내·물류·튀김 영역에서 14종이 출시됐다. 회사는 사업성이 낮은 제품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물류·산업 로봇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베어로보틱스 역시 최근 물류 로봇 신제품을 발표하며 물류 영역에서 속도를 내고 있고 로봇 도입률이 낮은 베트남 시장을 신시장으로 낙점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실내 서빙 로봇은 중국 제조사들이 가성비를 내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실외는 아직 관련 규제 문제가 있어 물류 영역이 베트남에서는 잠재력 높은 섹터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로봇은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LG그룹이 낙점한 미래 산업이지만 아직은 성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LG가 투자한 로보티즈는 올해 2분기 3년 만의 적자 행진에서 어렵게 탈출했고 올해 초 상장한 엔젤로보틱스의 주가도 하락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추가 투자와 조직 변화를 계기로 LG가 투자한 다양한 로봇 기업 간 협력 시도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특히 베어로보틱스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한층 치열해진 로봇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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