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9만 달러를 찍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과거 가상자산 상승 시기에 비트코인이 먼저 오른 뒤 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이 상승하는 모습이 반복된 데 따른 ‘학습효과’다. 특히 미국에서 다양한 알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13일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 떨어진 8만 6634달러에 거래됐다.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9만 달러를 뚫은 뒤 소폭 하락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도 전일 대비 5.77% 내린 3141달러, 솔라나는 5.98% 하락한 204.79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알트코인의 최근 추세를 살펴보면 상승세가 건재하다. 특히 이더리움과 솔라나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일주일 새 이더리움의 상승 폭은 21%로 비트코인(16%)보다 높았을 정도다. 시가총액 4위 솔라나도 최근 일주일간 11%, 6위인 도지코인은 8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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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마켓캡의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전일 대비 4포인트 오른 39포인트를 기록했다. 알트코인 시즌 시즌 지수는 최근 90일간 시가총액 상위 100개 알트코인(스테이블코인 등 제외)과 비트코인의 가격 등락률을 비교해 집계된다. 100포인트에 가까워질수록 알트코인 상승률이 비트코인보다 높다는 의미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 상승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원준 디스프레드 시니어 컨설턴트는 “지금까지 가상자산 사이클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상승하고 메이저 알트코인이 오르며 자금이 순환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면서 “이번에도 비트코인의 큰 상승 이후 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 폭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솔라나는ETF로의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미국 대선 이후 이틀 동안 이더리움 현물 ETF 순유입액은 1억 3200만 달러에 달했다. 올 7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된 후 최대 규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더리움 현물 ETF의 인기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비해 저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더리움에 대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솔리나는 2022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 파산 사태 이후 12달러 선까지 폭락했지만 2년 동안 17배 급등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에 이어 솔라나 현물 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계기로 솔라나 가격이 2025년 말까지 5배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봉크·캣인어독스월드 등 솔라나 기반으로 발행된 밈코인도 인기를 끌면서 솔라나 생태계의 영향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과거와 유사한 상승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원준 컨설턴트는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이번 불장에서는 밈코인이 더욱 주목받고 있어 이전의 순환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가격이 비싸진 시가총액 상위권 알트코인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밈코인으로 유동성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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