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 바게트, 바나나 등 최근 들어 음식을 연상시키는 독특하고 경쾌한 디자인의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클래식하고 편안한 '드뮤어룩(과하지 않은 스타일로 깔끔하면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무드의 옷)'이 인기를 끌며 가방 등 잡화류를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선택하는 수요가 높아진 덕분이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 10일 VW베라왕의 ‘크루아상 크로스백’을 판매한 결과 1시간 에 4000개 이상이 판매됐다. 이는 1초에 1개 씩 팔린 수치로 이날 매출은 5억원을 훌쩍 넘겼다.
VW베라왕의 크루아상 크로스백은 크루아상을 연상케 하는 반달 모양의 디자인에 가볍고 견고한 천연 소가죽을 더했다. 가격대도 1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바나나 레더백, 에그락 백팩 등으로 유명한 백&악세서리 브랜드 오야니도 CJ온스타일에서 최근 한 달 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바나나 레더 크로스바디’는 바나나 모양처럼 옆면이 넓은 구조라 사이즈 대비 여유있는 수납이 가능하다.
가방에 음식을 접목한 것은 지난 1997년 펜디가 처음이었다. 당시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디자인한 ‘펜디 바게트백’은 프랑스에서 바게트 빵을 팔 아래 끼고 다니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루이비통, 르메르, 발렌시아가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음식 모양을 연상하는 가방을 출시했고, 로에베는 ‘2024 가을·겨울(FW) 컬렉션’에서 아스파라거스 모양의 백을 선보였다. 또 이달 초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가 샐러리를 모티브로 한 '세다노백'과 바게트 모양의 가방을 내놓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화제를 끌었다. 모스키노는 음식에서 영감을 받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음식 모양의 위트있는 디자인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드뮤어룩 열풍과도 무관치 않다. 패션 트렌드가 과하지 않은, 담백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이 유행을 끌며 여기에 어울리면서도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음식 테마 가방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식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스타일리쉬한 상품을 출시하는 행보도 눈에 띈다.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은 엠앤엠즈, 하인즈 등 상징적인 식품 브랜드와 협업해 색다른 컬렉션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스타일링에 개성을 더해주는 아이코닉한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관련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식재료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이라고 할지라도 넉넉한 수납과 실루엣 등 실용성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