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의 개화는 수많은 가상자산 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창업 7개월 만에 바이낸스랩스 등 웹3 벤처캐피털(VC)뿐만 아니라 프랭클린템플턴 등 전통 금융사로부터 1700만 달러(약 239억 4450만 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롬바드가 대표적이다.
6일 서울경제 디센터와 화상으로 만난 제이콥 필립스(사진) 롬바드 공동창업자는 “롬바드에 예치된 비트코인은 1만 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롬바드에 비트코인을 맡기는 대신 비트코인과 가치가 일대일로 연동된 토큰 LBTC를 받게 된다. LBTC는 이더리움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 서비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가상자산 스테이킹은 이자처럼 수익을 받는 대신 유동성을 묶어둔다. 롬바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이용자들이 맡긴 비트코인을 바빌론에 대신 스테이킹해주고 맡긴 비트코인과 동일의 수량의 LBTC 토큰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바로 ‘비트코인 리퀴드 스테이킹’이다. 사용자는 스테이킹에 따른 보상뿐만 아니라 LBTC를 활용해 여러 디파이 서비스에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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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8시 기준 발행된 LBTC 개수는 1만 922개, 보유자 수는 1만 6546명이다. 필립스 창업자는 “롬바드 이용자는 개인부터 기관투자가까지 다양하다”며 “과거에는 비트코인을 사서 가격이 오르기만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보유한 비트코인으로 추가 수익을 얻는 방법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델에 VC들도 관심이 높다. 롬바드는 올해 4월 갓 창업했지만 지난 7개월 동안 프랭클린 템플턴 등 전통 금융사를 비롯해 바이낸스랩스·폴리체인 등 웹3 VC로부터 1700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롬바드는 보안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필립스 창업자는 “기관·펀드·디파이 등으로 컨소시엄 형태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했고 기존 은행보다 더 안전한 시스템”이라고 자부했다.
필립스 창업자는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높다. “한국에는 비트코인 투자자가 많지만 대부분 업비트·빗썸 등 중앙화된 가상자산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보관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거래액은 많지만 디파이 사용률은 저조한 편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의 ’2023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가상자산 거래량의 약 68.9%는 업비트·빗썸에 쏠려 있다. 디파이 거래량은 26.1%에 그쳤다. 그는 “한국에서도 비트코인 스테이킹이 더 알려져서 투자자들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비트코인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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