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이 2차전지 산업을 덮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종합 에너지 기업 도약’이라는 기치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액 26조 285억 원, 영업이익은 764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각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줄여나가는 가운데 캐즘의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연간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33조 7454억 원, 2조 16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추정대로라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각각 22.87%, 64.66%가 줄어든다.
실적 부진이 예견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중장기 4대 전략으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제품·고객 포트폴리오 다양화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 사업 기반 확보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등 차세대 전지 기술 리더십 강화를 추진한다.
먼저 전기차(EV)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도심항공교통(UAM)과 선박, 로봇 등 신규 사업에 투입 역량을 확대하는 등 비전기차(Non-EV) 사업을 확대한다. 리튬인산철(LFP)과 리튬망간인산철(LMFP),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등 중저가형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46-시리즈를 통해 전통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 포트폴리오를 넓힌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함께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 생태계 구축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
이 같은 전략을 중심으로 2028년까지 2023년(33조 7454억 원)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성공 DNA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며 시장을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갖춰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소형전지, ESS 등 각 사업부별로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세분화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도 수립했다. 자동차전지사업부는 ‘근본 경쟁력 강화를 통한 북미 시장 확고한 1등 구축 및 유럽 시장 지위 강화’를 목표로 한 성장 로드맵을 마련했고, 소형전지사업부는 모빌리티 및 IT 글로벌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1위 구축을 목표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ESS전지사업부는 2028년 미국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ESS 시스템 통합(SI) 글로벌 톱3를 달성해 5배의 매출 성장에 도전한다. 김 사장은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업계 리더로서 위상을 지켜낼 것”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배터리 진단·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구독 경제의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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