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을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만장일치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내홍을 만들지 않기 위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물밑 조율이 두각을 드러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특별감찰관 제도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앞두고 추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여당 의원, 대통령실과 다방면의 소통을 이어갔다. 당내에서는 개별 접촉을 통한 추 원내대표의 사전 조율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추 원내대표는 11일 한 대표와 사전 논의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에 제시한 ‘5대 요구사항’인 특별감찰관 제도를 수용하기로 하고 야당과의 협상은 추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에게 “특별감찰관 제도를 추진하되 의총 이전까지는 최대한 특감 관련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와 합의 이후 특별감찰관 제도 추진을 위해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에 나섰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특별감찰관 추진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하는 기존의 원내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에 특별감찰관 후보 추진 여부를 두고 의총에서 표결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렸다.
추 원내대표의 ‘물밑 중재’는 의총 표결에 대한 당의 정치적 부담을 사전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 원내 관계자는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만하게 가자’며 설득에 공을 들였다”며 “당의 분열은 막아야 한다는 (추 원내대표의)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가 개별적으로 접촉한 의원들에는 친윤계인 권영세, 정점식 의원과 더불어 나경원, 안철수 의원 등 당내 중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도 국회의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 대한 사전 조율을 끝마쳤다. 원내 관계자는 “특감을 안 받는 것은 용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향후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국회가 3명의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추 원내대표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주초에는 양당 원내대표가 만날 일이 있다. 그 때 다시 한 번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의총을 통해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절차와 별도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를 위해 추 원내대표는 통일부 관계자를 만나 법안 개정에 대한 논의를 거쳤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국회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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