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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바뀐 제주 감귤…"크기는 커졌지만 착색이 안 돼"

생산량도 감소해…전년보다 7%가량 줄어

아열대 기후 속 용과·파파야 재배도 '한창'

제주남원농협 감귤 산지유통센터(APC) 직원들이 14일 감귤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원래는 노란빛을 띠어야 하는데 올해는 폭염, 열대야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착색이 제대로 안 됐습니다.”

14일 국내 최대 감귤 주산지인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만난 제주남원농협 감귤 산지유통센터(APC) 관계자는 크기가 큰 녹색 감귤을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통상 감귤은 20도 안팎의 환경에서 노랗게 물드는데, 올해는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착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폭염과 잦은 호우로 인해 감귤의 크기는 평년보다 비대해졌다.

실제로 올해 7~9월 제주도 열대야 일수는 74일로, 1923년 관측 이후 역대 가장 길었다. 일일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올라간 폭염 일수는 21.4일로 지난해(6.6일)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평균 기온도 전년보다 1.3도 높은 28도를 기록했다. APC 관계자는 “다만 제주에서 생산되는 귤의 20%는 착색이 안 됐어도 과실 자체는 익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15일 제주 소재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 용과가 자라고 있다. 사진=조윤진 기자




착색·외관 불량에 이어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 노지감귤 생산량은 37만 8000톤으로, 전년(40만 5900톤)보다 6.8%, 평년(46만 1000톤)보다 17.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도는 감귤 출하 기준을 완화해 유통 규모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도는 착색률과 관계없이 당도만 8.5브릭스 이상이면 감귤 출하가 가능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출하 가능한 만감류 무게 기준도 완화했다. 도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노지감귤 출하량은 전년보다 2.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은 착색 부진, 외관 불량 등으로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제주도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는 상황에 발맞춰 아열대·열대 작목 재배 기술 고도화 및 산업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15일 방문한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는 그간 수입 과일로만 여겨져 왔던 파파야, 용과 등이 한창 재배되고 있었다. 이 센터에서 현재까지 도입한 유망 아열대 채소·과일 등 작물 자원 수는 지난해 기준 39개에 이른다. 센터는 이 가운데 망고, 올리브, 아보카도, 리치, 용과 등 9개 작물에 대해서는 재배 기술 매뉴얼도 개발한 상태다.

15일 제주 소재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 파파야가 자라고 있다. 사진=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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