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은 2차전지 핵심 소재 기술인 전구체 원천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최종 판정됐다고 18일 발표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연말 임시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아연 제련 및 배터리 소재 등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할 전망이다.
18일 고려아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려아연이 신청한 특정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확인 통보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과 자회사 켐코가 함께 보유한 전구체 원천 기술이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또한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이나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정으로 고려아연은 순수 국내 기술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산업기술로 판정받은 기술은 구체적으로 '리튬이차전지 니켈(Ni)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 제조 및 공정 기술'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 분야에서는 전기·전자 분야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며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에서는 2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한다.
고려아연의 해당 기술은 엄격한 관리를 받게 된다. 우선 고려아연은 산업기술보호법 제10조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제14조에 따라 보호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제12조에 따라 해당 기술을 수출하거나, 해외 인수합병,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배터리 기업의 중국 소재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고려아연은 2차전지 산업의 국내 자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하이니켈 전구체의 국내 대량 양산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자회사 켐코를 통해 울산시에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착공했으며 내년 중 시운전을 할 예정이다. 또한 켐코와 LG화학이 합작 설립한 한국전구체는 올해 3월 전 세계 최초로 혁신 공정을 적용한 연간 2만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시험 가동 2주 만에 시제품 생산에도 성공했다. 특히 시험 가동 및 시제품 생산 과정에서 세계 최대 용량의 반응기를 사용하는 등 전구체 생산을 위한 공정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공법을 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통해 전체 공정 시간 단축과 공정 비용 절감, 라인 편성 효율 개선 등을 통해 전구체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한 품질의 제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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