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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트럼프 2.0 시대 국내외 경제

■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확정과 더불어 공화당이 상·하원 장악(red sweep)에 성공했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세계 경제는 성장세가 올해보다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대비 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지속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감세 공약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TCJA(세금 감면 및 일자리 법)는 내년 말까지 연장이 확정됐으며 관세와 이민자 정책은 조정 또는 후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 발생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정책 파급력이 당초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큰 데다 정책 효과가 일방향적이지 않아 상쇄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경제를 망가뜨리는 정책을 고수할 여지가 적다.

관세 부과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1기 당시를 생각하면 우려보다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충격을 완화했다. 관세 인상도 실제로는 협상을 통해 원안보다 낮은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민자 정책은 시행과 그에 따른 영향의 시차가 다소 길게 나타날 수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이 실현되면 임금 상승에 대한 압박이 발생할 수 있으나 동시에 이민자 유입으로 인해 소비와 주택 수요가 줄어들어 예상보다 임금 상승 폭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까지는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도 유리한 상황이라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자 정책이 당장 내년 미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이외의 주요 경제권역은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 한국은 올해보다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며 유로존과 일본은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 등 무역 마찰과 각종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세계 교역량과 투자가 위축될 공산이 크다. 특히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수출과 제조업 위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다만 일부 투자은행(IB)들이 주장하는 0.8~1.0%포인트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전망은 다소 과하다고 생각한다.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은 시나리오별로 다양하게 추정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보편관세 10%와 미중 상호 간 관세 60% 부과되는 가정하에서 국내 수출은 150~191억 달러(약 21~27조 원) 감소하고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2.2%) 대비 0.5~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보편관세는 실제 이행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미중 상호관세 역시 60% 즉시 적용보다는 단계적인 부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관세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성장률 0.2~0.4%포인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올해 2.2% 이후 내년에는 1.8% 내외로 둔화를 전망한다. 만일 부정적 시나리오에 가까울 경우 성장률은 1.6%까지 악화할 수 있다. 또 트럼프의 관세 및 이민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미국에 국한되며 국내는 에너지 정책과 환율을 통해 미치는 영향이 대부분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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