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를 당한 후 치료를 받고 돌아간 원직장(산재 당시 사업장) 문화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재 환자가 원직장 복귀 후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산재보험 제도와 사회적 인식 모두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의 근로복지연구원이 지난달 말 공개한 산재보험패널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원직장복귀율은 2018년 34.2%에서 매년 하락하다가 작년 39.2%로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패널조사는 5년 단위로 표본집단을 새로 정해 이들의 생활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제2차 코호트 조사는 2018~2022년, 3차 코호트 조사는 2023년~2027년 이뤄진다. 지난달 말 발표된 보고서는 2023년(1차연도) 조사 결과다.
증가세로 돌아선 원직장복귀율은 산재환자의 원직장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지표 중 하나다. 3차 조사에서 원직장복귀자의 65.5%는 요양 종료 후 1개월 내 복귀했다. 2차 조사에서 3개월 내 복귀율이 19.7%를 기록한 상황과 비교하면 복귀율이 크게 올랐다. 원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율은 2~3차 조사 모두 평균 90%를 웃돌았다.
특히 산재환자에 대한 동료 문화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2차 조사를 보면 직장동료의 관계에 대해 ‘원만하다’고 답한 비율은 2017년 74.5%에서 2021년 87.4%까지 올랐다. 이 비율은 3차 조사에서 87.3%였다. 주된 업무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2차 조사에서는 50.6%가, 3차 조사에서는 59.2%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현 직장을 그만둘 계획이 있다’는 답변율은 두 조사 모두 답변율이 5%를 넘지 않았다.
주요 지표가 나아진 배경으로는 산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제도 개선이 꼽힌다. 우리나라 산재자는 2018년 10만2305명에서 작년 13만6796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산재보험 적용대상은 2018년 상시근로자 1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이 확대됐다.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 인정 범위도 넓어졌다. 2018년부터 통상의 출퇴근재해 산재보상제도가 도입되고 이듬해에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도 포함됐다.
제도 개선의 한계도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를 대상으로 산재환자 원직장 복귀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주의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사업 예산은 수년째 연간 4억 원선에 머문다. 사업주 스스로 원직장 복귀를 유도하는 직장복귀계획서 제출 실적은 아직 연간 1만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직장복귀 지원금이 재취업 직장은 불가하고 원직장 복귀에만 적용되는 상황도 향후 과제다. 이는 원직장이 불합리적 고용조건을 유지해도 산재환자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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