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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녹색 에너지’ 우려? 중요한 것은 정책 아닌 ‘시장’

■ 데이비드 보이스 슈로더 그린코트 북미 지역 CEO

데이비드 보이스 슈로더 그린코트 북미 지역 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복귀를 앞둔 가운데 시장은 친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과 물가 상승을 예상하며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이번 당선 결과로 친환경 관련 종목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1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는 환경 못지않게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됐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향후 기후 협력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련해 조 바이든 현 미국 행정부의 존 포데스타 기후특사는 COP29에 참석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기후변화 대응이 뒷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국제사회의 탄소 감축에 관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미국의 녹색 정책이 대대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음에도 재생에너지 활용에 따른 비용 절약 사례는 여전히 ‘긍정적 측면’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용은 급감했으며 화석 연료를 이용한 전력 생산 변동 비용과 정면으로 경쟁하고 있다. 유틸리티 비용(가스비, 전기세 등) 관점에서 볼 때 이제 재생에너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에너지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암시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녹색 세금 인센티브를 중단하려면 미국 의회의 지지가 필요한 데다 무엇보다 IRA가 창출한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을 고려할 때 신임 대통령은 이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IRA 통과 이후 신규 일자리와 자본 지출의 50% 이상이 공화당 지지 성향의 주(州)에서 발표됐지만 민주당 지지 성향의 주에서는 20%에 그쳤다. IRA 혜택의 80%가 공화당주로 갔으며 올해 공화당 의원 18명은 IRA 폐기 반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IRA를 폐지하기보다는 보조금 축소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행정 조치를 이행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의 ‘레드 스윕(Red Sweep)’이 정책적 관점에서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야기해도 IRA와 같은 주요 과제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기 어려운 이유다.

슈로더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장기적 동인을 △비용 및 기술 개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및 기업 수요 증가 △장기적인 정책 지원 등 세 가지라고 강조해 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정책 환경 변화는 당장은 녹색 에너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정책 외에도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다른 요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수 개월 동안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공약들이 시사하는 내용을 가격에 반영해 왔다. 지난 2016년 대선 직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녹색 정책에 대한 의심이 계속됐지만 초기 시장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진 않았다. IRA가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됐지만, 청정에너지 부문은 2020~2024년 바이든 행정부보다 2016~2020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뒀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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