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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의무 위반'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빨간불'

■檢, 이틀째 우리은행 압수수색

피의자 전환…사법리스크 부각

이사회, 차기 행장 추천 힘들 듯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 제공=우리은행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의 친인척 부적정 대출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조 행장은 그동안 금융감독원 조사와 내부통제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연임 의지를 피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로부터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되며 입건돼 치명타를 입었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아직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22일 정기 이사회에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후보 추천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조 행장 연임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검찰은 조 행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보고 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도 기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조 행장은 부적정 대출이 있었던 2020년 당시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으로 재직했고 지난해 7월에는 우리은행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부적정 대출이 일어난 기간은 2020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다.



특경법상 보고 의무 위반 행위가 인정돼도 벌금형에 그치는 만큼 법적으로 금융회사 임원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 관계 법령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를 결격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특경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 관계 법령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이사회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조 행장이 은행장 임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재무적인 리스크나 실적과 관련한 부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지만 사법 리스크는 예측할 길이 없다”며 “수사·기소·재판 등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만큼 자추위도 차기 행장으로 추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우리은행장 사무실을 비롯해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재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이 밝힌 350억 원 규모에 더해 추가로 70억 원 상당의 추가 부적정 대출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손 전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로 3명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9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10월에는 임 모 우리은행 전 본부장, 전날에는 성 모 전 부행장이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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