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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뒤 식탁에" 육지 올라온 '김 양식' 전쟁

병해·수온 상승에 따른 위험 적고

생산효율성 최대 100배 높아 각광

선두주자 제일제당·풀무원 이어

대상·동원 등 후발 주자도 진입

이르면 3년 뒤 본격 상품화 전망

충북 오송 풀무원기술원에서 연구원이 육상 양식 김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풀무원




육상에 마련된 수조에서 김을 재배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작업에 식품업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생산 효율성이 해상 양식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데다, 해수온 상승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등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3년 내에 땅에서 양식된 김이 본격적으로 국내외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은 최근 전라남도 및 해남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양수산부가 내년 공모를 앞둔 김 육상양식 개발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풀무원(017810)은 내년부터 군산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에 약 2800평 규모로 육상 김 연구개발(R&D) 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작업에 향후 5년 간 6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육상 김 양식은 대형 수조 안에서 이뤄진다. 바다와 유사한 생육 환경을 조성해 김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방식이다. 육상에서 양식한 김은 갯병 등 병해 감염 위험이 적고 해수온 상승의 영향으로부터도 자유롭다고 평가받는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도 해상 양식 대비 최대 100배 가까이 높다. 또 약 15℃ 내외의 적정 수온이 유지되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양식이 이뤄지는 해상과 달리 연중 자동 생산이 가능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조에 유엽(새 잎)을 넣어서 양식하기까지 약 2주의 기간이 소요돼 연간 24회 수확물이 나오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이 같은 점에 주목해 이미 2018년과 2021년 각각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전까지는 본격적인 생산에 앞서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높다는 점이 난제로 꼽혔지만, 최근 식품업계와 정부·지자체의 협력 사례가 늘며 이 같은 문제도 극복되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 외에 동원F&B도 지난달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김·해조류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상(001680)도 후발 업체로 뛰어들어 지난해부터 20억 원 가량을 들여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는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2029년까지 350억 원을 투입해 김 육상양식 시스템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술 개발이 장기적으로 해외 수출용 물량 공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김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한국의 김 수출액은 약 8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7억 9000만 달러 규모를 뛰어넘어 수출액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육상에서 양식된 김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되기까지 이르면 3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2026년 상품화를 위한 실험을 거친 뒤 2028년까지 제품 출시를 목표로 내걸었다. 풀무원 관계자는 “보급형 김 육상양식 모델을 개발해 실제 어민들이 생산한 김을 가공한 뒤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이 같은 형태로 3년 이내에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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