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을 중심으로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커지고 있어 금융사의 비상 자금 조달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대일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예보에서 열린 ‘제12회 저축은행 리스크 관리 전략 워크숍’에서 “최근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저축은행 업권은 건전성 관리와 자생력 확보에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향후에도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비상 조달 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도 “내년에도 부진한 경기 흐름이 예상되며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추가 손실 인식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정책금리 인하 기조로 소폭의 순이자마진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PF 가운데 유의 및 부실 우려 자산 비율이 높아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유동성 확보와 부실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대체 수익원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생빈 저축은행중앙회 상무는 저축은행 역할 강화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은행과 거래가 어려운 금융 소비자에 대한 영업 활동을 강화하는 등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저축은행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보가 저축은행 업권을 비롯한 2금융권에 비상 계획을 당부한 것은 부동산 PF 대출 내 숨은 부실이 점차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 초기 단계 대출인 브리지론에서만 내년 상반기까지 약 15%의 추가 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브리지론에서 유의, 부실 우려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2%에서 54%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 증권사(32%→45%)와 캐피털사(20%→36%)에서도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매 분기 평가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 대부분이 지방에 위치한 토지라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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