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탄소 배출 감축 요구 심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해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 개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주어진 자원과 자산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특징이 근본적으로 같다”며 “최고경영자(CEO)들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가며 고객 수요 충족, 가치 창출 등 최적의 사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인들이 변화에 적응하며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역사와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디자인 사고를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소개했다. 그는 “SK그룹은 70여 년의 역사에서 섬유에서 석유,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반도체와 AI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해왔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데 이 같은 디자인 사고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추가하고 수용하는 데 항상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왔다”며 “AI 사업과 같이 모든 사업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복잡한 사업에도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 회장은 탄소 배출 감소, 사회 불평등 같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려면 선의만으로는 부족하고 인센티브 제공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더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서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도록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도쿄포럼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 양성 철학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 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2019년부터 공동 개최해온 포럼이다. 올해 도쿄포럼은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23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최 회장을 비롯해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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