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해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은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수급과 환율, 기업 실적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특히 한국 경제 성장률의 둔화가 증시를 끌어 내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망치 대비 0.1% 성장에 그치며 크게 하회했고, 지난 2분기 성장률은 -0.2%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0월에 발표한 극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 따르면 2025년 한국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2.2%로 예상된다. 만약 한국을 하나의 주식이라 본다면, 이러한 성장 둔화는 매도 요인이 될 수 있으며 반등이 어려운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장을 떠나야 할까. 자본시장에서 수익률만을 좇아 한국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해외 주식만을 고수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고 볼 수는 없다. 주식 시장은 시점에 따라 상황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대한 평가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애국심에 의존해 국내 기업에 투자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 국내 기업 중 성장성이 높고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들은 분명히 존재하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관점에서도 역사적으로 매우 저평가된 국면에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국내 시장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국면이라고 했을 때, 훗날 지나고 보았을 때는 기회의 순간인 것이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변화가 예상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지수는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의 하락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지만, K-조선, K-우주·방산, K-바이오 업종은 시장의 흐름과 분명한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대선이 막 끝난 지금, 변화에 더 유연하고 민감하게 대응할 시점이다. 지난해 K-이차전지, 올해의 K-반도체에서 K-조선·우주·방산·바이오와 K-Pop 등으로의 주도 업종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시기다.
확실한 주도 섹터가 나올 때까진 유연한 사고와 대응이 필요한 시장이다. 과거 주가 흐름과 실적이 좋은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추가 매수하기보다는 새로운 시각과 주식으로 전환을 고려할 시점이다. 또 저평가돼 있는 국내 주식 비중은 조금 더 늘려도 좋은 시기다. 다만, 미국 주식을 팔아서 한국 주식으로 변경하는 것보다 현금이나 채권 비중을 줄여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연말에는 반전의 기회를 맞이할 국내 시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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