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SML’로 불리는 반도체 정공정 선두기업 HPSP(403870)의 매각 작업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PSP의 최대 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다음 달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는 UBS다.
현재 매각 초기 단계임에도 다수의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와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글로벌 SI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팀(TFT)까지 구성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이고 진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국내에서 진행됐던 인수합병(M&A) 중 해외 SI와 FI들이 이 정도의 관심을 보인 사례는 드물었다”며 “HPSP의 기술이 반도체 공정에 있어 중요한 기술인 데다 거래 규모도 워낙 크다 보니 SI와 FI 간 합종연횡을 비롯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PSP는 코스닥 시총 14위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기업가치가 3조~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대상은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40.9%이다. 매각 측은 지난 5일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티저레터와 기밀유지계약서(NDA)를 보냈다.
HPSP는 지난해 매출 1791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96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크레센도가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해인 2018년 매출 24억 원 보다 76배 성장한 성과이다. HPSP는 2019년 EBITDA 흑자 전환 후 2023년 기준 50% 이상의 마진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다.
한편, HPSP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 입지 등을 고려하면 M&A 과정에서 관계 당국과 사전 협의 및 승인 절차를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매각 측은 “HPSP의 기술적, 산업적 중요성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 모두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매도인 측에서는 최종 매수 주체 선정 시 투자자의 가격 외 요소인 국적, 사업 안정성, 안정적인 공급 역량, 거래 종결의 확실성 등 여러 정성적 측면들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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